2010년 플래시 크래시
무슨 일이 있었나
SEC와 CFTC의 공동 보고서 및 후속 연구가 정리한 사건의 흐름은 다음과 같습니다.
배경. 유럽 재정위기에 대한 우려로 시장은 이미 긴장 상태였습니다. 변동성은 높았고 유동성은 평소보다 얇았습니다.
촉발 요인. E-mini S&P 500 선물에서 대규모 자동 매도 프로그램이 공격적으로 실행됐습니다. 이 알고리즘은 가격이나 시간에 제한을 두지 않고 전체 거래량의 일정 비율을 목표로 매도했습니다. 유동성이 줄어드는 시장에서 자기 자신의 매도가 거래량을 늘렸고, 그 늘어난 거래량을 보고 알고리즘은 오히려 더 빠르게 매도했습니다.
확산. 선물시장의 매도 압력은 차익거래를 통해 현물 주식시장으로 전달됐습니다. 혼란의 의미를 해석하기 어려웠던 유동성 공급자들은 호가 스프레드를 크게 넓히거나 시장에서 물러났습니다. 화면에 보이는 유동성이 사라지면서 들어오는 시장가 주문은 점점 비어가는 호가창을 아래로 훑으며 체결됐습니다.
터무니없는 체결. 정상적인 매수호가가 사라지자 일부 주문은 스텁 호가(stub quote)와 맞물려 체결됐습니다. 이는 마켓메이커가 항상 호가를 제시해야 한다는 의무를 형식적으로 충족하기 위해 합리적인 가격에서 아주 멀리 떨어진 곳에 내놓는 명목상의 임시 호가입니다. 그래서 1센트 체결이 나왔고, 반대로 매수 주문이 상한에 가까운 가격에 체결되는 일도 벌어졌습니다.
회복. 약 20분 안에 가격은 대부분 반등했습니다. 이후 거래소들은 급락 전 가격에서 60% 이상 벗어나 체결된 거래를 취소했습니다.
ETF가 유독 큰 타격을 받은 이유
이유는 네 가지이며, 서로 맞물려 작동했습니다.
1. 구성종목 가격을 산정할 수 없으면 ETF 가격도 산정할 수 없습니다. 마켓메이커의 호가는 바스켓 가치에서 출발합니다(32장). 수백 개의 기초주식이 비정상적인 가격에 체결되거나 아예 거래되지 않으면 공정가치 계산이 무너집니다. 합리적인 대응은 호가를 크게 넓히거나 잠시 물러나는 것입니다. 실제로 그렇게 했고, 이는 겁을 먹고 실패한 것이 아니라 올바른 행동이었습니다.
2. 서킷브레이커가 고르게 적용되지 않았습니다. 2010년 이전의 장치는 주로 지수 수준에서 작동해 일정 기준을 넘으면 전체 시장을 중단시켰지만, 개별 증권에는 보호장치가 거의 없었습니다. 개별 ETF 하나가 1센트까지 거래되는 것을 막을 장치가 없었습니다.
3. 손절 주문이 유동성이 사라진 시장에서 시장가 주문으로 바뀌었습니다. 이것이 개인투자자가 얻어야 할 교훈입니다(15장). 급락 중 엄청난 수의 대기 중이던 손절 주문이 발동됐고, 시장가 주문으로 전환된 뒤 남아 있는 어떤 호가와도 체결됐습니다. 많은 경우 그 상대가 스텁 호가였습니다. 자신을 보호한다고 믿었던 투자자들은 오히려 최악의 가격에 매도하도록 보장하는 장치를 갖고 있었던 셈입니다.
4. ETF에는 개인투자자의 자동 주문이 많이 쌓여 있었습니다. 장기 투자자가 보유하는 분산형 펀드는 개별주식보다 투자금액 대비 대기 중인 손절 주문이 더 많았고, 그래서 위의 메커니즘이 ETF에 집중됐습니다.
취소된 오류 거래의 70%가 ETF였다는 통계에는 이 네 가지 요인이 모두 반영돼 있습니다. 특히 ETF가 시장구조의 빈틈과 개인투자자의 주문 유형이 만나는 지점이었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이것이 보여주지 않은 것
지금도 반복되는 세 가지 오해는 명확히 반박할 필요가 있습니다.
"ETF가 폭락을 일으켰다." 촉발 요인은 선물시장에서 나왔고, 확산은 시장구조 전반에서 일어났습니다. SEC-CFTC 보고서도 원인을 ETF로 돌리지 않습니다. ETF는 피해가 가장 눈에 띄게 나타난 곳이었습니다.
"ETF 차익거래가 실패했다." 차익거래는 구조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을 했습니다. 차익거래에는 계산 가능한 공정가치가 필요한데, 약 20분 동안 그 공정가치가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기초자산 가격이 다시 의미를 갖기 시작하자 메커니즘은 거의 즉시 ETF 가격을 NAV로 되돌렸습니다. 그래서 ETF 가격의 회복 속도도 급락만큼 빨랐습니다.
"ETF 투자자들이 돈을 잃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은 보유자는 영향을 받지 않았습니다. 종가 기준으로 가격은 출발점 부근까지 돌아왔습니다. 손실을 확정한 것은 그 시간대에 매도한 사람들, 특히 손절 주문과 시장가 주문을 사용한 투자자들이었습니다. 바로 이 차이가 실전에서 가장 중요한 교훈입니다.
이후 어떤 제도가 바뀌었나
플래시 크래시는 현대 미국 시장구조 규제에서 가장 큰 영향을 준 단일 사건입니다. 이후의 많은 변화는 ETF에서 벌어진 일을 계기로 만들어졌습니다.
- 가격변동 제한장치(limit up/limit down, LULD). 이제 개별 증권에는 동적으로 움직이는 가격밴드가 적용됩니다. 밴드 밖에서는 거래가 체결될 수 없고, 압력이 일정 시간 지속되면 잠시 거래가 중단됩니다. 정상적인 상황에서 주식이나 ETF가 1센트에 체결되는 일은 법적으로 불가능합니다.
- 시장 전체 서킷브레이커 개정. 발동 기준을 낮추고 작동 속도를 높였습니다.
- 스텁 호가 폐지. 마켓메이커는 전국 최우선 매수·매도호가(NBBO)에서 정해진 비율 이내에 호가를 제시해야 합니다. 따라서 최악의 체결을 낳았던 형식적인 극단 가격 호가는 사라졌습니다.
- 명백한 오류 거래(clearly erroneous trade) 규정이 즉흥적으로 처리되지 않고 명문화됐습니다.
- 등록 참가자에 대한 마켓메이커 의무가 강화됐습니다.
유럽에서도 비슷한 방향의 개선이 이뤄졌습니다. 여러 거래소에는 이미 변동성 완화장치가 있었고 이후 더 강화됐으며, MiFID II는 알고리즘 거래 통제와 마켓메이킹 의무를 직접적으로 다뤘습니다.
효과가 있었나? 2015년의 시험대
2015년 8월 24일, 글로벌 변동성이 높아진 가운데 미국 시장은 큰 폭으로 하락한 채 개장했고 ETF는 다시 상당한 가격 괴리를 겪었습니다. 많은 ETF가 개장 직후 NAV보다 크게 낮은 가격에 거래됐고, 새로운 LULD 장치에 따라 수백 건의 거래 중단이 발생했습니다.
있는 그대로 평가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극단적인 체결은 재현되지 않았습니다. 1센트 체결은 없었고 가격밴드는 작동했습니다.
- 하지만 가격 괴리는 여전히 발생했습니다. 근본 원인이 같았기 때문입니다. 수백 개 구성종목이 아직 거래를 시작하지 않은 상태에서 개장하면 공정가치를 다시 계산할 수 없었고, 구성종목의 LULD 거래 중단은 피드백 루프를 통해 문제를 더 키웠습니다.
- 필요했던 것은 추가 개혁이었습니다. 자축할 일이 아니었습니다. 개장 절차를 조화시키고 LULD 매개변수를 조정하며 시가경매를 계속 개선했습니다. 2015년 사건은 시장 시스템이 가장 취약한 순간이 개장 직후임을 보여줬기 때문입니다(개인투자자를 위한 12장의 원칙도 바로 이런 경험에서 나왔습니다).
이 책의 관점에서 결론은 분명합니다. ETF의 취약성은 상품 내부에서 생기는 것이 아닙니다. 기초시장이 스스로 가격을 형성할 수 있는 능력에서 물려받습니다. 그래서 모든 개혁도 ETF 자체가 아니라 기초시장의 작동 구조를 겨냥해 왔습니다.
투자자별 교훈
개인투자자에게(이 사건이 뒷받침하는 장들):
- 시장 혼란기에는 절대로 시장가 주문을 사용하지 마십시오(15장). 그날 개인투자자가 겪은 재앙적 체결은 모두 시장가 주문이거나 발동된 손절 주문이었습니다.
- 분산투자 상품의 손절 주문은 최악의 가격에 손실을 확정하는 장치가 될 수 있습니다(15장에서 주장한 내용을 이 사건이 입증합니다).
- 개장 직후를 피하십시오(12장). 2010년과 2015년 모두 가격발견 기능이 가장 약한 시간대에 피해가 집중됐습니다.
-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이긴 전략이었습니다. 몇 분 단위로 끝나는 사건에서는 대개 그렇습니다.
기관투자자에게: 지정가 기반 집행과 RFQ 채널(72장)은 화면 시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때도 기능합니다. 화면 가격과 독립적으로 공정가치를 추정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혼란 속에서도 거래할 수 있습니다.
시장구조 논쟁에서: ETF는 기초시장 품질을 확대해서 보여주는 돋보기입니다. 기초자산 가격이 잘 형성되면 ETF 가격도 잘 형성됩니다. 그렇지 않으면 ETF는 그 실패를 하나의 눈에 보이는 숫자로 드러냅니다. 겉으로는 스캔들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시장의 문제를 드러내는 기능입니다.
사례로 보기
2010년 5월 6일, 두 투자자가 각각 $50,000어치의 동일한 미국 광범위 주식 ETF를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 투자자 A는 몇 달 전에 시장가격보다 10% 낮은 수준에 "보호용" 손절 주문을 걸어두었습니다. 14:45에 손절 주문이 발동됐고 매수호가가 거의 없는 시장에서 급락 전 수준보다 약 38% 낮은 가격에 체결됐습니다. 종가 무렵 ETF는 거의 개장 가격까지 회복했습니다. 확정손실은 약 $19,000이었습니다. 20분 동안 지속된 시장 사건 때문에 영구적으로 발생한 손실입니다.
- 투자자 B는 조건부 주문이 없었고 시장을 보고 있지도 않았습니다. 장 마감 때 계좌에는 평범한 하루 수준의 소폭 손실만 표시됐고, 플래시 크래시가 있었다는 사실은 뉴스에서 알게 됐습니다.
시장은 두 사람에게 똑같은 움직임을 보여줬습니다. 결과를 갈라놓은 것은 주문 유형이었습니다. 그것도 평온한 시장에서 미리 선택했고, 위험을 줄여준다고 믿었던 주문 유형이었습니다.
핵심 정리
- 2010년 5월 6일 미국 시장은 약 9% 급락한 뒤 약 20분 만에 회복했습니다. 취소된 오류 거래의 약 70%가 ETF였으며, 이는 전체 상장 증권에서 ETF가 차지하던 비중보다 훨씬 높았습니다.
- ETF는 원인이 아니라 전달 지점이었습니다. 구성종목 가격을 산정할 수 없으면 펀드 가격도 산정할 수 없기 때문에 차익거래가 멈추고 호가는 크게 벌어지거나 사라졌습니다. 이는 올바른 대응이었습니다.
- ETF가 유독 큰 타격을 받은 이유는 네 가지가 맞물렸기 때문입니다. 계산 불가능한 공정가치, 개별 종목 서킷브레이커의 부재, 유동성이 사라진 시장에서 손절 주문이 시장가 주문으로 전환된 점, 그리고 개인투자자의 대기 주문이 ETF에 많이 쌓여 있던 점입니다.
- 가격변동 제한장치(LULD), 개정된 서킷브레이커, 스텁 호가 폐지, 오류 거래 규정의 명문화 등의 개혁은 상당 부분 이 사건을 계기로 마련됐고, 극단적인 가격 체결은 사라졌습니다.
- 2015년 8월 사건은 구성종목의 가격발견이 가장 약한 개장 시점에는 취약성이 여전히 남아 있음을 보여줬습니다. 즉 ETF의 취약성은 상품 구조 자체가 아니라 기초시장에서 물려받는다는 점을 확인해줬습니다.
FAQ
플래시 크래시가 다시 일어날 수 있나요?
시장의 혼란은 다시 발생할 수 있고 실제로 발생합니다. 다만 스텁 호가에 터무니없는 가격으로 체결되는 2010년과 같은 특정 실패 방식은 제도적으로 제거됐습니다. 2015년 사건은 남아 있는 가장 큰 약점이 개장 시점임을 보여줬습니다.
취소된 거래는 모두 원상복구됐나요?
급락 전 가격에서 60% 이상 벗어난 거래는 취소됐습니다. 하지만 예를 들어 공정가치보다 30% 낮은 가격에 매도한 투자자는 그 체결을 그대로 감수해야 했고, 이는 상당하고도 정당한 분노를 불러일으켰습니다.
그렇다면 ETF를 보유하지 말아야 한다는 뜻인가요?
아닙니다. 단순히 보유하고 있던 투자자는 영향을 받지 않았습니다. 이 사건이 경고하는 것은 특정 주문 유형과 특정 시간대입니다. 바로 12장과 15장에서 설명한 내용입니다.
ETF는 왜 그렇게 빨리 회복했나요?
공정가치를 다시 계산할 수 있게 된 순간 차익거래가 재개됐기 때문입니다. 빠른 회복은 메커니즘이 고장 났다는 증거가 아니라 온전하게 작동했다는 증거입니다.
유럽 시장에도 비슷한 보호장치가 있나요?
있습니다. 주요 거래소에는 변동성 완화장치와 경매 기반 보호장치가 있고 MiFID II 이후 더 강화됐습니다. 세부 방식은 다르지만, 터무니없는 가격에 체결시키기보다 거래를 멈춘다는 원칙은 같습니다.